인문학적 태생을 배경으로 약관 5세부터 붓을 잡기 시작하여 40여년을 서예와 함께
한 모산(毛山) 홍승표는 대한민국의 중견작가로서 1990년 이래 전국의 사찰과 주요
문화재 40여 곳에 편액(扁額)과 주련(柱聯)을 제작하고 있다.
근자에 그는 문자언어와 이미지를 중심으로 넓고 깊은 다양한 소통 방식을 모색하고
있던 중 서예의 획(畫)을 긋는 기운에서 번짐과 발묵 현상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조형성에 관심을 갖게 된다.
문자언어와 이미지의 작업은 그가 오래전부터 꿈꾸어왔고 시도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서예가 추구하는 조형성을 바탕으로 무의식적 일획(一畫)에 의한 기(氣)의
강한 표출에 심취된 것이다.
서예의 한 획은 작가에 의하면 “현실적이고 논리적 사유를 초월한 감각적이고
우주의 마음과 같은 ‘비움의 미학’”이다. 비움의 미학은 죽음이 아닌 생(生)을
의미하며 없애는 것이 아닌 생을 기(氣)로 가득 채우는 것으로 소통을 의미한다.
훔볼트는 "언어는 곧 정신이다"라고 언어의 보이지 않는 소통의 세계에 관해
언급했으며 문자언어는 관습적인 기표로 약속한 의사소통 체계를 의미한다.
문자언어는 사람들이 말하고 대화를 나누는 모든 것의 은유적 표현으로 사용된다.
작가가 혼신의 힘으로 긋는 한 획(畫)에 드러나는 은유적 표현은
본능적 감각으로 인한 기(氣)의 표출로서 붓의 다양한 속도감과 함께 그 힘의
강·약에 따른 무의식적인 행위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
프로이트와 융의 무의식은 의식의 너머에 내재하고 있는 심층적인 주체로서,
동양의 전통사유에 따르면 기(氣)의 정신으로 전환된다. 모산(毛山) 홍승표는
우주의 영기(靈氣)에 자신을 조화시켜 그 기운(氣韻)을 자신 속에 불어
넣음으로써 영감(靈感)을 얻고, 그 감흥을 기(氣)로 표현하게 된다.
동양의 전통문화에서 이러한 기(氣)는 서도(書道)를 통해 잘 드러나고 있는데
특히 획(畫)을 사용할 때 감정의 융합에 따른 허(虛)와 실(實)은 기(氣)의
생명력 있는 표현으로 변화된다.
그의 문자언어는 상형문자의 기호이며 동시에 강렬한 묵의 삐침으로 인한
내적 성찰을 표현하는 조형적 성격을 나타내고 있다. 표현된 문자언어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속도를 초월하며 이미지는 심층에 내재된 생명을 표출하려는
시도이다. 이렇듯 문자언어와 이미지로 작업해온 모산(毛山) 홍승표에게
문자언어와 이미지는 존재론적 의미를 부여하며 인간의 실존적 고뇌와 고통을
각인한 작가의 현실을 담아내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생존하려는 작가의 몸부림과 같은 의지가 상형의 문자들을 통해 꿈틀거리며
몸짓하고 있으며 그 형상은 때로는 강렬하게 위로 솟구쳐 오르며 옆으로 흩어지고
때로는 땅 아래로 내려않는 형상으로 나타나는데 몸으로 화면 위에 자신의 흔적을
남긴 것과 같다.
모산(毛山)홍승표가 실험하고 있는 기(氣)의 시각적 표출에 관한 서양 회화의
유사성을 찾아본다면 추상표현주의(abstract expressionism)를 들 수 있다.
2차 대전 이후 미국에서 시작된 추상표현주의의 특징은 미술가들의 작업방식은
다양하나 그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하고자 했던 것은 무의식의 세계를 표현하는
추상의 형식이며 내용은 철학으로 이해되는 것이다.
모산(毛山) 홍승표는 추상의 형식을 담은 문자언어에서
동양 철학의 내용이 담긴 조형이미지를 발견하여 기(氣)의 열기를 획(畫)으로
표현한다. 그 표현이 붓과 물감 그리고 육체를 통한 추상적 소통이라는 점에서
상호 유사성은 있으나 작업방식이나 과정은 서로 다르다.
홍승표의 작업방식의 독특성은 먼저 자신이 구상한 판넬 위에 장지를 3겹 정도
붙인 후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 후 4번째 종이부터는 장지위에 먹으로 농담을
조절하여 표현하고자하는 회화를 붓으로 작업하고 동시에 문자언어를 붓글씨로
초서및 상형문자로 1차적인 표현을 한다. 이러한 1차적인 작업까지는 색채를
사용하지 않으나 색채를 사용할 경우 아교를 첨가한 광물성 물감(동양화)을
첨가한다. 현재는 아크릴 물감과 에폭시를 사용하는 등 여러 재료를 실험 중에 있다.
5번째 종이는 얇은 순지로 붙이고 그 위에 표현되어 나온 형상위에
다시한번 직접 서예 붓으로 상형문자를 파자(破字)하고 집자(集字)하여 자신만의
조형을 완성한다. 이렇듯 그의 작품제작방식은 기존의 동ㆍ서양화와는 구분이 되며
기존의 회화들과도 구분이 되는 추상이면서 추상을 벗어난, 구상이면서 구상을
벗어난‘이중구조 회화’의 틀을 제시하며 다른 미술가들과는 구분되는 작업을 한다.
홍승표의 이중구조 회화는 서체의 형상 속에 쉬지 않고 살아서 꿈틀거리는 언어와
이미지를 환기시킨다.
그에게 문자언어라는 기표는 그의 인생과 맞닥트리는 실존과의 만남이며
자신의 주체와 만나는 기표들이다.
그가 연일 사투를 벌인 고통의 작업들로부터
리는 자신만의 세계를 표현한 작가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거칠고 살아 움직이는 문자언어의 조각난 조형은 그가 오랜 인고의 시간을 함께
했음을 느낄 수 있다. 현실 속에 감추어진 무의식의 주체는 문자언어의 형식으로
재현되어 자신의 실체를 암시하는데 구체적인 형상이 아닌
다양한 파자(破字)와 집자(集字)형태로 변화된 의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러한 문자언어와 이미지는 그의 내면의 무의식의 세계를 투사한 것으로
불안정한 조형으로 나타난다.
<정통우천(精通于天)>, <자구다복(自求多福)> <수이강(壽而康)>
<유어묵(遊於墨)>등에 나타나는 한자의 변형이나 파편화는 불안한 현실에서
자신과 또 다른 자신과의 관계, 혹은 자신과 타인과의 관계를 드러내고 있다.
화면에 기호로 흩뿌려져 나타나는 파괴되거나 왜곡된 문자언어의 조형은
화면 전체에 긴장감을 주는 구성이 된다.
깨어진 형상으로 꿈틀거리는 문자언어와 강렬한 색채의 평면은
보이지 않는 무한한 환상의 공간으로 끌어들이는 흡인력이 있다.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화면의 배경은 강한 이미지를 강조한 응축된 단색조로 드러난다.
그의 근작에서 보이는 이미지와 문자언어의 회화적 표현에서 조형화된 언어는
자아를 더욱 강하게 드러내며 공간의 회화적 변화는
장르를 뛰어넘는 현대작업으로 작가의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젊음과 열정의 노력으로 늘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그가 “나는 항상 자유로움을 꿈꿔왔고 이 절대 영역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은
본인의 작품에서만 만날 수 있기에
기쁨과 희열, 슬픔과 고통, 갈망, 쓰라림과 한, 열망, 염원, 공포, 절망, 등은
바로 본인 작품과 기의 움직임 즉 신동(神動)에 의한 창조 행위로 연결 짓고 싶다.
그 결과 획의 회화성을 통해 생산되는 새로운 창조와 자유의 에너지는
세계와 우주의 만물로 향하는 존재론적 공유의 영역으로 드러나는
본인 작품의 회화적 실험”이라고 말했듯이
그의 작업이 동ㆍ서양을 망라하여 미술계의 새로운 지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홍 승 표, 洪承杓 (HONG, SEUNG-PYO)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전공
대진대학교 미술학부 서양화과 졸업
제29회대한민국미술대전
(비구상부문)우수상 수상
개인전6회(공평아트센타/국립수목원/천갤러리(일본)/
취옹예술관/갤러리서호/서호미술관)
한국, 이집트 수교 10주년 기념초대전(이집트)
한국현대미술 국제교류전 (독일)
포천현대미술제(반월아트홀)
DMZ -평화전 (의정부예술의전당)
남북평화미술축제 ( 단원미술관)아시아를 열다 展 ( 경향갤러리)
갑자전 (롯데백화점갤러리)남부현대미술제
(반월아트홀)ART in MUSIC 展 (의정부예술의전당)
국제안산아시아아트페어 (단원미술관)외 수십여회
*현재한국미술협회 회원 / 경기북부 작가회원 / 갑자전 회원 수목원 작가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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